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돈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월급이 들어오면 쓰고, 남으면 저축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교육비와 생활비,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월급만으로는 가족의 미래를 책임지기엔 불안했다. 그렇게 나는 30대 직장인 엄마의 자리에서, 늦었다고 생각했던 주식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1.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현실을 마주하다
직장인으로서 매달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들어오는 삶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나니 그 안정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가 어릴 때는 기저귀 값, 분유 값 정도였던 지출이 어느새 어린이집, 학원, 병원비로 늘어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과 신발을 새로 사야 했다. 여기에 집 대출금, 관리비, 보험료까지 더해지니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처음에는 ‘아직은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가계부를 제대로 쓰기 시작하면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매달 고정지출은 거의 변하지 않았고, 남는 돈은 생각보다 적었다. 저축을 하고는 있었지만, 이 속도로 과연 아이의 교육비와 노후 준비까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뉴스에서 물가 상승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지금 모으는 돈의 가치가 미래에도 그대로일지 불안해졌다.
그때 깨달았다. 문제는 내가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돈이 일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하루 종일 회사와 집, 육아 사이를 오가며 바쁘게 움직이는데, 통장 속 돈은 가만히 누워 있기만 했다. 예·적금 금리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했고,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한 금융상품들이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현실을 외면하지 않기로 한 순간, 투자 공부라는 선택지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 엄마가 되고 나서야 달라진 돈에 대한 시선
솔직히 말하면, 결혼 전에는 투자에 큰 관심이 없었다. 주식은 위험하고, 전문가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 돈을 바라보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 인생만 책임지면 되었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아이의 미래까지 함께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보며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까?” 확신할 수 없었다.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비용은 더 올라갈 것 같았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비싼 사교육이나 완벽한 환경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와 준비된 부모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 공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 기업과 산업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는 과정이었다. 뉴스를 볼 때도 예전처럼 흘려보내지 않고, ‘이 변화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는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는 가치라고 느꼈다. 돈을 무서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관리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엄마가 되면서 감정적으로 더 신중해졌지만, 동시에 더 현실적이 되었다. 무작정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는 피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더욱 공부가 필요했다. 주식 공부는 나를 무모한 투자자가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엄마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3. 늦었다고 생각한 지금이 가장 빠른 시작이었다
30대에 주식 공부를 시작한다고 말하면, “이제 와서?”라는 반응을 듣기도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미 잘하는 사람들은 20대부터 시작했을 것 같았고, 나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빠른 시작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시작이라는 것을.
나는 큰돈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액으로 천천히, 실패해도 괜찮은 범위 안에서 경험을 쌓아갔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연습을 했다. 이 과정은 내 성격과 엄마로서의 생활 패턴에 잘 맞았다. 욕심을 줄이고, 원칙을 세우는 연습은 투자뿐 아니라 일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주식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걱정만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공부하고, 기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 힘이 되었다.
30대 직장인 엄마로서 주식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더 늦기 전에, 아이와 나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 걸음씩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지금’이었을 뿐이다.
주식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 내 삶이 갑자기 드라마처럼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출근은 바쁘고, 아이를 재우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몰려온다. 주식 계좌에 큰 수익이 쌓여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변화는 있다. 돈에 대해 막연히 두려워하던 내가, 이제는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큰 변화였다.
예전에는 경제 뉴스가 나와도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다르다. 금리, 물가, 기업 실적 같은 단어들이 내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공부’가 있었다. 무작정 투자하지 않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배우는 시간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였다.
30대 직장인 엄마로서 주식 공부를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시간도 부족하고, 정보는 넘쳐나며, 잘못된 선택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환경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며 배우는 인내와 기다림은 투자에서도 큰 자산이 된다. 서두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힘은 엄마이기에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일지도 모른다.